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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야기의 일상/육아

[750일] 영유아 구강검진.. 불소도포는 포기.. 아빠의 반성문

오늘은 영유아 구강검진을 받는 날입니다.

병원은 미리 예약해 둔 창원 '아이사랑치과'...

 

병원 가는지도 모르고 신나게 어린이집을 퇴근하는 우리 아들.. 미안해.. ㅠ_ㅠ

 

병원에 도착하니, 작은 놀이방이 있어서 아들이 좋아하며 뛰어 가서 놉니다.

영유아 구강검진을 받으면서 불소도포도 함께 받으면 좋다는 이야기를 많이 들어서 불소도포도 함께 받기로 했습니다.

 

이때부터 오늘의 불행이 시작 되었습니다.

 

영유아 구강검진은 대략 1분? 천장에는 모니터가 있어서 아들이 좋아하는 '타요'가 나옵니다.

조금 칭얼대긴 했지만 무사히 마쳤습니다.

그 다음 순서 불소도포... 불소도포는 5~10분정도 걸리고, 하고 나면 1시간동안 물을 포함해서 아무것도 먹을 수 없다고 합니다.

그래서 아들에게 물을 주었지만, 위기를 감지하였는지 마시지 않겠다고 합니다.ㅠ 

병원에서는 불소도포 시작하자고 하고, 아들은 물을 안마시겠다며 울고...

잠시 기다려 달라고 했지만, 나중에 해도 아기들 반응은 다 똑같다며 시작하자는 병원...

다행이 아들이 물을 두모금 마셔서 불소도포를 시작하기로 했는데...

아들의 머리를 고정시키고, 몸을 그물같은 것으로 모두 감싸서 움직일 수 없게 하였습니다.

사전에 설명은 들었지만, 꽁꽁 묶여 울고있는 아들의 모습에 저는 불소도포를 포기 하였습니다.

 

놀란 아들을 데리고 병원 내 놀이방으로 가서 달랬지만, 많이 놀랐는지 좀 처럼 울음을 그치지 않습니다.

계속 자지러지게 우는 아들을 바라보는 간호사와 다른 아이 부모님들의 시선이 싫어서..

저는 아들을 들쳐매고 병원을 황급히 빠져 나와 주차해 둔 차안에서 아들을 겨우 진정시킬 수 있었습니다.

 

오늘은 아들에게 너무 미안한 날입니다.

부모로써 무책임했고, 아들보다 남들의 시선을 더 중요하게 생각하였습니다.

병원에서 들쳐매고 황급히 나올 때, 아빠가 제대로 안아주지 못해 아프진 않았니?

불소도포 받는다고 누웠을 때, 무섭진 않았니?

당황하며 정신없이 지나온 시간들을 되돌아 보니, 아들에게 미안한 일 밖에 없는 날입니다.

 

아이를 키우면서 많은 선택의 기로에 섭니다.

어떤 주사를 맞출까?, 어떤 장난감을 사줄까?, 어떤 음식을 먹일까?, 어떻게 훈육할까?, 언제부터 시작할까? 등등..

어떻게 보면 작은 선택이지만, 이렇게 고민이 되는 건 부모의 마음이 아닐까 합니다.

불소도포도 그런 선택 중 하나 입니다. 불소도포는 아들이 OK 할 수 있을 때 하는 걸로..

불소도포는 포기하는 대신 평소에 충치가 생기지 않도록 양치를 잘시키고 음식도 조절할려고 합니다.

 

이제 막 만 2살이 된 너에게.. 좋은 것만 보여주고, 경험하게 해주고 싶은 너에게.. 아빠가 오늘 너무 미안해..

 

P.S.

불소도포에 대해서 검색하다 보니, 어린이치과는 보통 예약제이고 예약이 많이 밀려있다고 하네요.

1분 정도면 끝나는 검사를 굳이 어린이치과에서 받을 필요는 없을 것 같습니다.

제가 어린이치과를 간 것은 아이를 배려해서 잘 진료를 해줄 것이라는 믿음이 있었기 때문인데...

불소도포 시 아이를 꽁꽁 묶는 것을 보니.. 오히려 아이가 반항할 것을 알고 더 강압적으로 진료하는 것에 충격을 받았습니다.

불소도포은 소아과에서도 시행하니.. 차라니 소아과를 가는 것이 더 낫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듭니다.